3월 9일, 삼성그룹이 2025년 상반기 공채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6개 계열사에서 수천 명 규모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며, 삼성은 여전히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개채용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지원서 접수가 시작되며, 취업을 준비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의 문이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이 소식은 단순한 채용 공고 이상의 의미를 던진다. 과연 삼성의 공채 제도 유지는 시대착오적인 고집일까, 아니면 시대를 앞서가는 혜안일까?
한때 공채는 한국 기업들의 보편적인 인재 채용 방식이었다. 연 1~2회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공채는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을 제공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대기업들이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며 흐름이 바뀌었다. 수시 채용은 기업이 필요할 때 필요한 인재를 빠르게 뽑을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고, 직무 중심의 채용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각광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공채 고수는 언뜻 보기에 구시대적 행보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의 선택을 단순히 과거에 대한 집착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공채 제도는 여전히 많은 구직자에게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한다. 특히 학벌이나 인맥보다는 실력과 준비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채는 취업 문턱을 낮추려는 노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수천 명을 한꺼번에 채용하는 규모는 삼성이 여전히 한국 경제와 고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상기시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반면, 공채의 한계도 분명하다. 정해진 시기에 수많은 지원자가 몰리며 경쟁이 과열되고, 획일적인 전형 과정에서 개개인의 역량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시 채용이 강조하는 ‘직무 적합성’과 비교하면, 공채는 다소 일반적인 인재상을 기준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삼성 역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공채와 수시 채용을 병행하거나, 공채의 틀을 보다 유연하게 변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삼성의 공채 유지 여부에 대한 평가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안정적이고 투명한 기회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시대에 뒤처진 방식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삼성이 이번 공채를 통해 또 한 번 한국의 청년들에게 희망과 도전의 무대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10일부터 시작되는 지원서 접수를 앞두고,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삼성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꿈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든, 이 과정 자체가 한국 사회와 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풍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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